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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색다른 건 별로 없지만 색은 달라졌다. 부분변경된 BMW Z4는 헤드램프와 측면방향지시등 부근이 약간 바뀌면서, 새콤달콤한 '특제' 컬러를 추가했다. 보고만 있어도 침이 고이는 발렌시아 오렌지 컬러다. 실내에도 오렌지 컬러를 끌어들여 데시보드 아래와 시트 중간을 가로 질렀다. 게다가 촉감 좋은 알칸타라다.

겉모습
눈에 띄게 바뀐 건 없다. 헤드램프가 약간 바뀌었고, 측면 방향지시등 부근이 많이 바뀌었을 뿐이다. 휠도 같고 머플러도 같고, 사이드 미러도 이전과 같다. 요즈음 부분변경이 대략 이런 식이다. 다른 인상으로 바꾸기 보다 면과 라인, 조립 간격 등을 정교하게 다잡으면서 논리적인 품질을 높인다. 또한 새로운 컬러나 소재 등을 적용하면서 감성적인 품질을 높이기도 한다. 이번 부분 변경을 통해 Z4에는 세 가지 컬러가 추가됐다. 사진에 보이는 새콤달콤한 오렌지 컬러와 강인한 느낌의 미네랄 그레이와 화사한 글래시어 실버 컬러가 추가됐다.

Z4의 보닛은 매우 길다. 운전석은 뒷바퀴 부근까지 밀려나 있다. 효율과 공간을 강조하는 요즈음 자동차에선 볼 수 없는 비례감이다. 클래식 로드스터의 여유와 낭만, 멋을 충실하게 답습한 디자인으로, 독특한 비례와 강인한 볼륨감이 돋보이는 디자인이다.

속모습
형상이 바뀐 건 없다. 전반적으로 조립 품질을 높이면서 새로운 소재로 덮어 씌웠다. 시승했던 발렌시아 오렌지 컬러엔 주홍색 라인이 중앙을 가로지르는 알칸타라 시트가 들어갔다. 착좌감이 매우 좋고, 특히 땡볕 아래 지붕을 열어 둔 채로 세워놔도 시트가 후끈 달아오르지 않는 게 특징이다. 곳곳에 주홍색 스티치로 장식했고, 데시보드 아래와 도어 트림에도 새콤한 오렌지 컬러가 들어왔다. 온도 조절 장치 부근에 알루미늄 장식이 더해졌고, 기어 노브 주변은 깊은 광택의 검은색 패널로 마감했다.

Z4의 운전석은 뒷바퀴 부근까지 밀려나 있다. 등받이를 뒤로 눕힐 공간도, 등 뒤에 서류 가방 하나 넣을 공간도 없지만, 좀처럼 불만이 생기진 않는다. 이 독특한 시트포지션은 질주에 매우 유리하다. 엉덩이의 움직임을 예민하게 느낄 수 있어서, 마치 얇고 가벼운 조깅화를 신고 달리는 것처럼 가뿐하다. 질주를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디자인이다 

달리는 느낌
달리는 느낌을 논할 건 별로 없다. 바뀐 것도 없다. 그냥, 잘 달린다. 현대 엑센트보다 작은데 무려 340마력, 토크는 45.9kgm이다. 엑센트에 에쿠스 엔진을 집어 넣은 격이다. 후련한 엔진에 물린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수동변속기를 움켜진 카레이서처럼 능란하다. 난폭한 질주나 선한 연비 운전에 이르는 모든 상황에 익숙하다. 배기음은 중독성이 짙다. 영화 속에 나오는 스포츠카 배기음이다. 엔진 브레이크를 걸 때 '으르렁'거리는 사운드는 아직도 달팽이관을 맴돈다.

코너링도 예상대로다. 생긴 것처럼 잘 돌아나간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작은 핸들을 요리조리 돌리면, 기다란 보닛이 이쪽-저쪽 두리번거리면서 엉덩이를 좌우로 흔든다. 고속으로 코너를 공략해도 흐트러짐이 없다. 골격이 든든하고 차체가 충실하며 앞-뒤 무게배분도 적절하다. 웬만한 상황에서는 아스팔트를 놓치지 않는다. 과격하게 핸들을 꺾으며 무게중심을 날리면 엉덩이를 살짝 던지며 코너 안쪽을 파고 든다. 아주 매력적인 코너링이다. 역시 '애인 같은 차'다.

놓치면 안 되는 특징
Z4의 디자인은 독보적이다. 보닛이 아주 길고, 공간은 좁고, 트렁크는 짧다. 여유와 낭만 질주를 찬양하는 유럽 클래식 로드스터의 비례감이다. 이렇게 보면 아주 멋진 기호품이지만, 저렇게 보면 세상물정 모르는 이동수단이기도 하다. 효율을 향해 잰걸음으로 재촉하는 요즈음 논리로는 명쾌하게 풀어내기 힘든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함께 시승했던 방송인 배한성은 Z4의 디자인에 대해 "세상 물정 모르는 여배우 같은 디자인"이라며, "극도로 아름답고 자극적이지만, 조강지처 같은 맛은 없다"고 평했다. 한 마디로 "늘 애인 같은 차"라는 얘기다. 

기억해야 할 숫자
숫자로 따질 차는 아니다. 고로, 기억해야 할 숫자도 없다. 그래도 2천cc 트윈파워 터보엔진이 달린 28i가 8,110만원, 3천cc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달린 35i가 9,150만원이라는 것만 알아두자.

>>> 방송인 배한성의 BMW 뉴 Z4의 시승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_gVWFyYat4

>>> BMW 뉴 Z4의 급가속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_koZ7hsZy74

>>> 간략한 설명이 더해진 50여 장의 사진으로 엮은 BMW 뉴 Z4 '오토포토'

http://www.carmedia.co.kr/photo/autophoto.php?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