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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패러다임의 변화

 현대사회에서 자동차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으로서 자동차 보유대수는 1963년 3만대에서 1985년 100만대 돌파 이후, 최근 2011년 말 1,843만대를 기록하여 지난 50년간 600배 이상의 양적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2010년 교통사고는 사망원인 순으로 세계 9위(13.7%)에 해당되며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1.3명으로 OECD 평균(7.0명) 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자동차 등록대수의 상승률 대비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교통사고 사상자수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최근 10년간 정체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보험사 통계에 의하면 부상자는 해마다 더욱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 손실 및 사고 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교통 혼잡 등의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였으며 이에 대한 별다른 대책이 부재한 시점에서 운전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제고하고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차세대 자동차가 개발되어야 합니다. 

전자장치의 가속

 자동차 전자화의 원동력은 196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된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1972년 독일의 보쉬사가 세계 최초로 전자제어식 연료분사장치를 개발하였고 1980년대 마이크로 컴퓨터를 이용한 ECU 제품을 장착하는 등 1990년대부터 자동차의 전자부품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달리는 기계장치’에서 ‘똑똑한 전자장치’로 성격이 변화함에 따라 전장(전기전자장치) 부품 산업이 세계 자동차 업계의 전쟁터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림 1> 세계 전자부품 시장규모

(출처 : Mckinsey & Company)

 맥킨지는 <그림 1>과 같이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980년대 1%에서 2000년 초반에는 8% 수준이었으며 2004년 19%에서 2015년에는 40%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전장부품 시장규모도 같은 기간 1200억 달러(약 138조원)에서 2000억 달러(약 2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에도 최고급 자동차의 경우 전장부품이 약 40% 이상 적용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도요타 프리우스 자동차의 경우는 약 47%가 전자부품 및 전자장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전자산업의 발전은 환경 및 안전규제 강화에 따른 미래형 첨단안전자동차의 개발을 앞당길 수 있으며 사용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이 요구되는 인간 친화적인 첨단 기능들이 등장함에 따라 첨단안전자자동차에 텔레매틱스, 인포테인먼트와 같은 응용영역의 융•복합화로 더욱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텔레매틱스 변화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에서 다가올 미래의 부(富)는 시간, 공간, 지식이라는 세 가지 심층기반이 어우러져서 만들어진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첫째 기반은 시간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에 비유하여 자동차의 속도는 변화의 속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미래사회는 속도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둘째 기반은 공간이며 세계화로 인해 국경의 의미가 사라지고 세계를 시장으로 하는 개인의 선택 범위가 넓어졌음을 의미합니다. 셋째 기반은 무한경쟁시대에서 부를 창출하는 에너지원은 바로 무한한 지식이며 이것은 우리가 정보를 어떻게 얻고 이용하는가를 잘 살펴보면 현대사회는 점점 지식(정보) 소통을 요구하는 정보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정된 공간과 지역에서만 사용하던 온라인 통신기술은 무선통신과 위치기반 기술을 이용하여 최첨단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토대로 IT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전 세계에 거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컴퓨터,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기술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 사회가 도래할 것을 전망하였습니다. <그림2>는 자동차 내부의 네트워크와 외부 통신을 기반으로 운전자에게 교통정보, 긴급구난, 원격진단, 도난감지 및 추적서비스 등의 주행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뉴스, 금융거래, 주식투자, 호텔예약, 게임과 영화 등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추가하여 운전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함으로 움직이는 사무공간을 구현하는 기술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림 2> 텔레매틱스 기술 구성도

(출처 : 지식경제부 텔레매틱스 발전전략)

이와 같은 무선통신 기술 등을 통한 새로운 영역의 서비스를 창출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텔레매틱스 서비스입니다. 텔레매틱스는 자동차 브랜드들의 차별화 요소로 해외에서는 지난 1996년 GM이 온스타(On-Star)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자동차 내 라디오 주파수를 활용하여 자동차 내부에 별도의 무선 모뎀을 달아 중앙상황실과 연결되는 방식으로 자동차 위치안내, 목적지안내, 도난자동차 신고 및 추적서비스 등을 지원하였었습니다.

 최근에는 유럽연합 지역 어디서든 충돌 사고에 연루된 자동차 운전자에게 신속한 도움을 줌으로써 교통 안전수준을 개선하도록 기획된 유럽위원회의 e-Call (Emergency-Call : 비상콜, 긴급구조, 긴급비상전화) 프로젝트가 실시되었으며,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도 2010부터 안전을 위하여 차량에 안전부분에 적용된 블랙박스 또는 e-Call용 텔레매틱스 단말기의 장착 의무화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그림 3> EU의 e-Call 시스템 구성도

 (출처 : Europe's Information Society eSafety) 

 <그림3>은 차량 내에 설치한 e-Call 통신기술을 지원하는 장비를 통해서 무선으로 GPS의 위치정보, 에어백 전개와 임펙트 센서 정보, 사고자의 음성, 사고시간, 장소 등의 정보를 안내함으로써 긴급구조 시스템에서 신속성을 추가하여 교통사고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첨단안전자동차의 출현

 영국의 작가 이안 플레밍(Ian Fleming)은 제임스 본드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쓴 소설 “카지노 로열”을 영화로 제작하여 1962년의 “007 살인번호”가 만들어진 이후 40년 동안 20편의 시리즈를 낳았고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특히 제임스 본드가 유리잔에 찍힌 지문을 젤라틴으로 본떠 인공손가락에 붙인 뒤 지문인식기를 무사히 통과하는 장면과 악당에게 전화를 걸고 음성변조기를 사용하여 악당의 부하 목소리로 악당을 속이는 음성인식시스템은 자동차에 적용되어 많은 기능들이 운전자의 음성을 인식하여 작동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 영화에 나온 많은 첨단무기, 정보통신 및 고성능자동차 등 미래 첨단기술들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하여 영화 속 이야기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자동차 안전대책은 교통사고가 일어났을 때 운전자를 보호하고 보행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동안전(Passive Safety)에서 자동차가 스스로 능동적으로 주위환경을 인지하여 위험상황에서 미리 사고를 예방하거나 사고피해를 경감 해주는 능동안전(Active Safety)장치와 운전자의 편의성을 증대하는 운전자 지원 장치를 적극 도입하여 자동차 승객에 대한 정보제공, 보행자의 위험성 감소 및 운전자 주행지원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림 4> 첨단안전자동차 평가기술 개발 로드맵

 정부는 IT기술을 융합한 첨단 안전기술을 확립함으로써 국정과제인 “교통사고 사상자 절반 줄이기" 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첨단안전자동차 안전성 평가기술 개발” 관련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평가기술 개발 로드맵<그림 4>의 연구개발 세부과제들을 살펴보면 첫 번째로 교통사고 사상자 감소기술 개발은 승객 보호 장치 향상기술, 차대차 안전성 향상기술 및 운전자 과실방지 기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로 안전기준 선진화 기술 개발은 충돌안전장치 평가기술, 예방안전장치 평가기술, 운전자 반응분석 평가기술 및 국제표준 기반 평가기술로 구성됩니다. 마지막으로 IT융합 기술 개발은 IT융합 평가기반 구축, 안전지원형 IT융합 평가기술 및 지속형 IT융합 평가기술로 구성하여 “교통사고 사상자 절반 줄이기” 정부시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였습니다.

<그림 5> 안전기준 선진화 기술 관련 세부과제

 첨단안전 관련 기술은 자동차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여 <그림 5>와 같이 운전자를 대신하여 선행자동차와의 거리 및 속도를 측정하여 차간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적응형 순항제어장치(ACC, Adaptive Cruise Control)와 전방자동차, 장애물, 보행자등의 갑작스런 출현으로 인한 감속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자동으로 제동하는 자동비상제동장치(AEBS, Autonomous Emergency Brake System)를 통해 종방향 추돌사고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차선변경으로 인한 횡방향 충돌사고를 예방하는 차선이탈경고장치(LDWS, Lane Departure Warning System)는 카메라에 감지 된 차선정보 인식 여부를 운전자에게 알리기 위하여 시각적 수단을 이용하고 있으며, 차선이탈 시에 운전자에게 촉각으로 경고하기 위하여 조향핸들에 진동을 주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사각지역 감시장치(BSD, Blind Spot Detector)는 사이드 밀러 아랫부분에 작은 카메라를 장착해 주행 시 사각지역에 다른 자동차의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에 경고음으로 차선 변경 시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IT 융합 기술인 e-Post는 사고 후 신속한 조치를 통해 사상자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현재 유럽에서 e-Call 시스템으로 서비스 되고 있으며 이에 비상 호출 기능이 있는 전기장치 설치를 법규화 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향후에는 첨단안전자동차 기반기술에 GPS / Digital Map을 이용한 위치기반 시스템과 자동차간 통신(V2V, Vehicle-to-Vehicle), 자동차-인프라간 통신(V2I, Vehicle-to-Infra Communication) 기술 발달에 의해 카메라와 무선통신을 연결하여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실시간으로 교통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도로, 자동차 및 보행자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증대시킬 것입니다. 

IT융합 기술로 열리는 새로운 시장

 최근의 무선통신 기술 발전 및 스마트폰, 모바일앱, 컨텐츠 등의 개발 및 보급이 가속화됨에 따라 자동차-모바일 기기간 연동, IT 정보와 첨단안전 기능의 융합 시스템 개발에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모바일 폰은 자동차에서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기에 불편하고 보안 및 안전에 관한 기능을 갖추지 못하여 쌍방향 텔레매틱스가 가능하고 음성 인터페이스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자동차 내 온 보드 유닛과 가까운 시일 내에 통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GM(General Motors) 온스타 어플리케이션은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통해 자동차의 기능을 직접 조작할 수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한 포드의 싱크(SYNC)시스템은 차내 엔터테인먼트에 중점을 두고 값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하며 스마트폰 등 멀티미디어 기기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그림 6> 미국 50개주 관련 GM의 통신규약 기준 구성도

 한편 BMW(Bayerische Motoren Werke AG)는 내장된 커넥티드라이브 시스템을 가정의 PC와 연동시키거나 이동 중에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인터넷 등 다양한 서비스를 차에서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국내에서 SK텔레콤이 개발한 MIV(Mobile in Vehicle) 솔루션은 스마트폰과 오픈 플랫폼을 이용해 차 안에 내장된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자동차를 진단하고 제어하는 것입니다. 현대자동차의 블루링크 애플리케이션은 신형 싼타페에 첫 적용하였으며,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다운 받아 마치 스마트폰을 리모컨처럼 사용하여 원격 시동 및 공조(에어컨 히터 작동), 원격 문열림, 주차위치 확인, 목적지 전송(스마트폰 및 PC에서 지도 전송) 등이 가능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텔레매틱스의 개발전략은 안전, 보안, 재난구재 등 주행안전서비스 기능과 MS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한 제작사들이 멀티미디어 부문에 주력하며 개발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텔레매틱스 시장은 모든 서비스들을 구현할 수 있는 더욱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주도할 것입니다. 

 <그림 7> GM 온스타 시스템의 애플리케이션

 외국 IT 업체들은 세계 최고수준의 IT 환경과 기술수용도가 높은 소비자들로 어우러진 한국시장이 가장 까다로운 시장으로 부각되면서 세계 IT 신상품의 반응을 보는 시험대(Test Bed)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첨단안전자동차와 첨단 IT 신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 주변정보와 주행상황을 인지, 판단하는 자동차를 제어하는 무선통신 및 IT 융합업체들도 국내 시장규모는 작지만 까다로운 한국의 소비자들에게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텔레매틱스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산업은 기계중심의 자동차 기술에서 최신의 전기, 전자, 정보통신 및 IT 기술의 융합된 연구를 통한 친화형 안전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개발된 첨단기술에 대한 오동작은 운전자와 탑승자들의 생명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위해 산학연간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첨단안전장치의 실용화를 통한 독자적인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안전에 관한 제도적 뒷받침을 우선적으로 마련하여야 합니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요구 및 각종 안전법규에 부합하는 첨단안전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으로 새로운 자동차 산업과 IT 산업이 융합한 컨버전스 시장이 열릴 것입니다.

작성자 : 조광상 책임연구원